세계보건기구(WHO)가 향후 25년 안에 전 세계 암 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강력한 경고를 내놨다. 고령화와 비만, 생활습관 변화, 의료 접근성 격차가 맞물리면서 매년 새로 암 진단을 받는 환자가 현재 약 2,000만 명 수준에서 2050년에는 3,500만 명 안팎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전문가들은 이를 단순한 환자 증가가 아니라 전 세계 의료체계를 압박할 ‘암 쓰나미’로 표현하고 있다.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최근 보고서에서 전 세계 신규 암 진단 건수가 2022년 약 2,000만 건에서 2050년 3,500만 건 이상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암 발생 증가는 인구 증가와 고령화가 가장 큰 원인이지만, 흡연과 음주, 비만, 신체활동 부족, 감염, 대기오염 등 예방 가능한 위험 요인도 중요한 배경으로 지목됐다.
캐나다와 미국 같은 고소득 국가에서는 특히 고령 인구 증가가 암 환자 급증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수명이 길어질수록 폐암, 전립선암, 대장암, 유방암 등 주요 암의 발생 가능성도 함께 높아지기 때문이다.
토론토 노스욕종합병원의 피터 스톨랜드 외과 종양 전문의도 최근 캐나다에서 이미 암 환자 증가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고령층 암 증가와 젊은층 대장암 증가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온타리오주는 최근 젊은층 대장암 증가 우려 속에 대장암 검진 시작 연령을 낮추는 방안까지 추진하고 있다.
미국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암학회는 2026년 미국에서 약 211만 명이 새로 암 진단을 받고, 약 62만6,000명이 암으로 사망할 것으로 추산했다. 치료 기술 발전으로 일부 암의 생존율은 개선되고 있지만, 고령화와 비만 증가, 젊은층 대장암 증가 등은 미국 의료체계에 새로운 부담을 주고 있다.
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환자 수 증가를 감당할 의료 인력과 진료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암 진단과 치료에는 종양내과, 외과, 방사선종양학, 병리, 영상의학, 간호, 재활, 완화의료 등 다양한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미 캐나다와 미국의 많은 지역에서는 전문의 대기 시간이 길어지고 있으며, 영상검사와 수술, 항암치료 예약이 지연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암은 환자 본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WHO는 매년 약 2,000만 명이 암 진단을 받지만, 가족이나 지인의 암 경험까지 포함하면 전 세계 인구의 대부분이 직간접적으로 암의 영향을 받는다고 분석했다. 암 진단은 치료비 부담과 간병, 직장 이탈, 정신적 충격까지 동반해 가정과 지역사회 전체에 큰 파장을 일으킨다.
그러나 암 증가 전망이 곧 피할 수 없는 재앙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WHO와 국제암연구소는 전체 암의 상당 부분이 예방 가능한 위험 요인과 관련돼 있다고 강조한다. 금연, 절주, 체중 관리, 규칙적인 운동, 건강한 식습관, HPV·B형간염 백신 접종, 자외선 차단, 직장 내 발암물질 노출 관리 등은 암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는 핵심 전략이다.
캐나다와 미국 한인사회에도 이번 경고는 남의 일이 아니다. 북미 한인들은 서구식 식습관과 잦은 외식, 운동 부족, 고령화의 영향을 동시에 받고 있다.
특히 대장암, 위암, 간암, 유방암, 전립선암 등은 조기 검진과 생활습관 관리가 중요하다. 가족력이 있거나 혈변, 체중 감소, 지속적인 복통, 만성 피로, 원인 모를 통증 등이 있다면 검진을 미루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정부 차원의 준비도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암 환자가 늘어나는 속도에 맞춰 검진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가정의와 전문의 연결 체계를 개선하며, 지방과 소수계 커뮤니티의 의료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영어가 익숙하지 않은 이민자와 저소득층은 검진 정보를 놓치거나 치료 시기를 늦출 가능성이 높아, 다국어 안내와 커뮤니티 중심 예방 교육이 절실하다.
결국 2050년 암 환자 3,500만 명 전망은 단순한 통계가 아니다. 이는 캐나다와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가 지금부터 예방, 조기검진, 의료인력 확충, 치료 접근성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경고다.
암 쓰나미를 막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거창한 신약만이 아니라, 오늘의 금연과 검진 예약, 체중 관리, 그리고 의료체계의 선제적 준비에서 시작된다. <뉴스/사진: 밴쿠버 교차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