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rtcut menu
Shourtcut to Contents
[영화] “극장표가 없다” 크리스토퍼 놀런의 ‘오디세이’, 반드시 봐야 할 올해의 영화
 

트로이군이 그리스군이 안에 들어 있는 목마를 끌고 가는 모습. 사진 유니버설 픽쳐스

 

요즘 미주뿐 아니라 전 세계 영화계에서 가장 뜨거운 작품을 꼽으라면 단연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오디세이(The Odyssey)’다.

 

지난 7월 17일 개봉한 이 영화는 고대 그리스 시인 호메로스의 서사시 『오뒷세이아』를 바탕으로 만든 172분짜리 대작으로, 맷 데이먼이 오디세우스를, 앤 해서웨이가 페넬로페를, 톰 홀랜드가 텔레마코스를 맡았다. 젠데이아, 로버트 패틴슨, 샤를리즈 테론, 루피타 뇽오 등 할리우드 정상급 배우들도 대거 출연했다.

 

놀런 감독은 이번 작품을 장편 영화 사상 처음으로 전편을 IMAX 필름 카메라로 촬영했다. 이 때문에 일반 극장보다 IMAX 70mm 상영관에서 영화를 보려는 관객들이 몰리면서 전 세계적으로 이른바 ‘오디세이 표 구하기 전쟁’까지 벌어지고 있다. 일부 70mm IMAX 상영은 개봉 전부터 매진됐으며, 개봉 후에도 프리미엄 상영관에 대한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

 

517605cc732709e7b8b16f4dcce55c20_1786294711_1561.png
그리스군이 트로이 목마 작전을 통해 트로이 내부로 진입해 공격하는 모습. 사진 유니버설 픽쳐스

 

‘오디세이’가 특별한 이유는 화려한 영상이나 거대한 제작비 때문만은 아니다. 놀런은 약 3000년 동안 ‘지략과 귀환의 영웅’으로 기억돼 온 오디세우스를 전혀 다른 각도에서 바라본다.

 

호메로스의 원전에서 트로이 목마는 오디세우스의 뛰어난 지략을 상징한다. 난공불락의 트로이를 함락시킨 결정적인 계책이며, 그의 영웅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건이다.

 

그러나 놀런의 영화에서 트로이 목마는 승리의 상징이라기보다 죄의식의 출발점이다. 영화 속 오디세우스는 아내 페넬로페에게 트로이전쟁을 이야기하며 승리의 자부심보다 깊은 회한을 드러낸다. 선물로 위장한 목마를 이용해 적을 속이고 성 안으로 침투한 행위는 영화 속에서 ‘환대와 신뢰’라는 문명적 질서를 깨뜨린 행동으로 재해석된다.

 

특히 트로이가 함락되는 장면도 일반적인 전쟁영화처럼 영웅적인 승리로 묘사되지 않는다. 불타는 도시와 약탈, 살육을 바라보는 오디세우스의 얼굴에는 승자의 환희보다 자신이 만들어낸 결과를 목격한 인간의 충격과 죄책감이 담긴다.

 

영화평론에서도 놀런이 오디세우스를 전쟁의 영웅이라기보다 전쟁 후 죄책감과 트라우마를 짊어진 인간으로 다시 만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트로이 목마의 발명자가 자신이 만들어낸 결과를 뒤늦게 마주한다는 점에서 영화 ‘오펜하이머’의 주인공과 연결된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결국 영화 속 10년의 귀향은 괴물과 신을 상대하는 단순한 모험이 아니다. 자신이 저지른 선택을 되돌아보고, 전쟁이라는 이름으로 행했던 폭력과 거짓을 직면하며 인간으로 돌아가는 속죄와 성찰의 여행에 가깝다.

 

 

517605cc732709e7b8b16f4dcce55c20_1786294772_8368.png
사진 유니버설 픽쳐스

 

이 같은 변화는 등장인물에서도 확인된다. 원전에서는 신들이 오디세우스의 운명을 적극적으로 좌우하지만, 놀런은 신의 개입을 상당 부분 줄이고 선택의 책임을 인간에게 돌린다. 젠데이아가 연기하는 아테나 역시 원전처럼 사건을 직접 조종하는 전쟁과 지혜의 신이라기보다 오디세우스 내면의 양심과 선함을 상징하는 존재에 가깝게 묘사된다.

 

트로이 목마의 계략과 관련된 시논 역시 중요한 인물이다. 시논은 본래 호메로스의 『오뒷세이아』가 아니라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에서 구체적으로 등장하는 인물이다. 놀런은 이를 영화 속으로 끌어들여 오디세우스의 거짓말과 전략이 다른 인간에게 어떤 희생을 요구했는지를 보여주는 장치로 사용한다.

 

이 때문에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오디세우스가 이타카로 돌아갈 수 있는가”가 아니다. 오히려 “그는 과연 예전의 자신으로 돌아갈 수 있는가”에 가깝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찾는 것보다 전쟁 이후 완전히 달라진 자신을 받아들이는 것이 더 어려운 여정인 셈이다. 결말에서도 놀런은 원전과 다른 길을 선택한다.

 

호메로스의 이야기에서는 오디세우스가 이타카로 돌아와 구혼자들을 처단하고 왕권을 회복하지만, 영화의 마지막은 그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오디세우스는 왕위를 아들 텔레마코스에게 넘긴 뒤 페넬로페와 함께 다시 바다로 향한다. 자신의 여정에서 죽어간 동료들을 찾아 제대로 장례를 치르고 기억하기 위한 또 다른 항해다. 이는 단순히 고향으로 되돌아오는 ‘귀환’이 아니라 과거를 직면하고 책임을 받아들이는 새로운 출발로 읽힌다.

 

이 대목에서 ‘오디세이’는 3000년 전의 신화에서 벗어나 놀런 특유의 현대적인 영화가 된다. 놀런은 ‘다크 나이트’에서 질서와 혼돈의 문제를, ‘오펜하이머’에서는 인간이 만들어낸 거대한 기술과 그 책임을 다뤘다. 이번 ‘오디세이’에서도 질문은 비슷하다.

 

인간은 뛰어난 지성과 능력으로 엄청난 일을 해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반드시 옳은 일이라는 보장은 없다. 그리고 자신의 선택이 세상을 바꿔버렸을 때 인간은 그 결과에 대해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가. 놀런은 고대 영웅 오디세우스에게 바로 그 질문을 던진다.

 

그래서 이 영화는 단순한 그리스 신화 영화가 아니다. 전쟁과 권력, 인간의 욕망, 죄의식, 가족, 귀향, 그리고 용서에 관한 이야기다.

 

무엇보다 3시간 가까운 상영시간에도 거대한 IMAX 화면과 압도적인 사운드가 관객을 고대 지중해 한가운데로 끌고 들어간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한편 일부 평론가들은 놀런이 원작에 현대적인 죄의식과 반전 메시지를 지나치게 덧씌웠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실제로 원전의 오디세우스는 영화만큼 트로이 함락에 대한 도덕적 죄책감을 전면에 드러내는 인물은 아니다. 이 때문에 놀런의 각색은 호평과 논쟁을 동시에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바로 그 지점이 이 영화가 흥미로운 이유이기도 하다. 3000년 전 이야기를 그대로 복원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질문으로 다시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오디세이’는 이제 단순한 영화 한 편을 넘어 사람들이 좋은 좌석을 찾아 다른 도시로 이동하고, 심야 상영까지 마다하지 않는 하나의 문화적 이벤트로 번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IMAX 70mm를 보기 위해 수백, 수천 마일을 이동하는 관객 사례까지 나오고 있다.

 

미주 한인들에게도 이 작품을 권하고 싶다. 특히 평소 영화관을 자주 찾지 않는 사람이라도 가능하다면 일반관보다는 IMAX, 특히 IMAX 70mm로 한번 경험해보기를 권한다. 집에서 스트리밍으로 보는 것과는 전혀 다른 영화다. 그리고 영화가 끝난 뒤에는 이런 질문 하나가 오래 남을지도 모른다.

“인생의 진짜 귀환은 집으로 돌아가는 것일까, 아니면 자신의 과거를 받아들이는 것일까.”

그 질문 때문에라도, 올해 ‘오디세이’는 한 번쯤 극장에서 경험할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뉴스/사진: 밴쿠버 교차로>

 

기사
TITLE
DATE
[영화] “극장표가 없다” 크리스토퍼 놀런의 ‘오디세이’, 반드시 봐야 할 올해의 영화New
[2026-08-10 13:56:52]
[재미로 보는 운세] 2026년 8월 10일(월)New
[2026-08-10 13:48:11]
[사회] “행복하려면 연봉 15만달러?” 캐나다 ‘행복의 연봉’ 공개New
[2026-08-07 03:32:50]
[사회] 카니 총리, 무역 협상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에 대한 태도는 이미 ‘상당히 단호’하다고 밝혀
[2026-08-06 13:02:06]
[사회] “공용 와이파이 조심” 호텔·공항 해킹 비상
[2026-08-05 13:28:59]
[경제] “AI 천재의 추락” 수십조 날린 ‘레버리지의 덫’
[2026-08-04 18:02:24]
[사회] “59년째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 캐나다 ‘UFO 추락’ 목격자 끝내 별세
[2026-08-03 13:32:35]
[건강] “알약 하나가 암세포 줄였다” 차세대 항암제 ‘희망’
[2026-08-03 13:19:54]
[경제] “옷장 속 명품이 돈 된다” 월 7천달러 버는 ‘공유 부업’ 인기
[2026-08-03 13:16:57]
[경제] “AI 때문에 노트북값 또 오른다” 개학 앞둔 학생·학부모 부담 커진다
[2026-07-31 16:27:24]
1  2  3  4  5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