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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 “영어 못 알아들으면 트럭 운전도 못한다” 美 단속 강화에 한인 기사 ‘생계 비상’

 

 

17년 경력 60대 한인 운전자 단속 후 CDL 정지 절차…한 달 가까이 운전 못해
새 규정 아닌 기존 ‘영어 능력 요건’ 집행 강화…교통표지·경찰 지시·공식 질문 영어로 이해해야
이민 1세대 트럭 운전자 직격탄…“일상 영어보다 단속·운송 전문용어 대비해야”

 

미국에서 상업용 트럭 운전자의 영어 능력 검증이 강화되면서 영어가 익숙하지 않은 한인 이민 1세대 운전자들의 생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례가 현실화되고 있다.

 

17년 동안 트럭을 운전해 온 60대 한인 존 김씨(가명)는 지난 7월 말 캘리포니아 프리웨이에서 운행하던 중 캘리포니아고속도로순찰대(CHP)의 단속을 받았다.

 

트레일러에 회사 로고가 제대로 표시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차량을 세운 경관은 단속 과정에서 김씨가 영어로 전달된 지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자 영어 구사 능력(English Language Proficiency·ELP)을 문제 삼아 티켓을 발부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김씨는 이후 DMV에서 상업용운전면허(CDL)와 관련된 영어 필기시험과 구두평가를 받았다. 구두평가는 통과했지만 영어 필기시험에서 탈락했다.

 

이후 DMV로부터 CDL을 정지하고 일반 운전면허로 전환하라는 통지까지 받았다. 김씨는 영어시험 탈락이 원인이라고 생각했지만 정작 통지서에는 상업용 차량 운전에 필요한 신체적 자격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어 상황은 더욱 복잡해졌다.

 

이웃케어클리닉 환자지원서비스부 제임스 안 디렉터는 김씨가 최근 1년 안에 필요한 신체검사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영어시험 문제라면 재시험을 준비할 수 있지만 신체적 자격 문제가 면허정지 사유로 기록돼 있어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현재 면허 문제로 한 달 가까이 트럭을 운전하지 못하면서 생업 자체가 중단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례에서 주목할 점은 미국에서 상업용 운전자에게 영어 능력을 요구하는 규정이 새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연방 규정 49 CFR 391.11(b)(2)는 상업용 차량 운전자가 영어로 일반인과 충분히 의사소통하고 고속도로 교통표지판과 신호를 이해하며, 관계 당국의 공식 질문에 응답하고 운송 관련 기록을 작성할 수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4월 상업용 차량 운전자의 영어 능력 요건을 보다 엄격하게 집행하도록 지시했고, 이후 연방자동차운송안전청(FMCSA)은 영어 능력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운전자를 운행정지(Out-of-Service) 대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집행을 강화했다.

 

FMCSA 상업용 운전자 영어 능력 규정 안내 

 

이에 따라 단속 현장에서 경찰이나 검사관의 질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거나 영어 교통표지판의 의미를 설명하지 못할 경우 단순한 의사소통 문제가 아니라 상업용 차량 운전자 자격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한인 트럭 운전자들에게는 상당한 부담이다. 오랫동안 미국에서 운전해 사고 없이 경력을 쌓은 사람이라도 일상적인 영어와 단속 현장에서 사용하는 영어는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차량 등록, 적재, 운행시간, 로그북, 브레이크·타이어 상태, 보험과 운송서류 등에 관한 전문적인 질문을 갑자기 받으면 평소 영어로 생활하는 사람도 당황할 수 있다.

 

특히 트럭 운전은 하루라도 운행하지 못하면 곧바로 수입 감소로 연결된다. 자영업 형태로 트럭을 소유한 운전자라면 차량 할부금과 보험료, 주차비 등 고정비는 그대로 발생하기 때문에 면허정지나 운행정지가 장기화될 경우 타격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이번 사례는 “영어를 잘해야 한다”는 단순한 문제를 넘어 미국에서 상업용 운전을 생업으로 하는 한인들에게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는 경고이기도 하다.

 

영어에 자신이 없는 운전자라면 일반 회화보다는 경찰이나 DOT 검사관이 실제 단속에서 사용하는 표현을 중심으로 준비할 필요가 있다. 차량등록증과 보험, 운송서류의 위치를 숙지하고 교통표지판과 상업용 차량 관련 기본 용어를 영어로 이해하고 설명하는 연습도 중요하다.

 

또한 CDL이나 의료자격증명(Medical Certification)과 관련한 통지를 받았다면 단순히 영어시험 문제라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DMV 기록상 면허정지 사유가 무엇인지 정확히 확인하고, 의료자격 문제라면 필요한 서류가 제대로 등록됐는지도 점검해야 한다.

 

이번에 단속된 김씨 역시 17년 경력의 베테랑 운전자였다. 그러나 단 한 차례의 도로 단속에서 시작된 영어 문제가 CDL 문제로 번지면서 한 달 가까이 일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

 

미국에서 트럭을 운전하는 한인들에게 이제 영어는 단순한 생활 편의를 위한 수단이 아니다. 교통표지판을 읽고 단속 경찰의 지시를 이해하며 질문에 답할 수 있는 능력 자체가 ‘생업을 지키기 위한 운전자 자격’으로 다시 엄격하게 적용되고 있다. <뉴스/사진: 밴쿠버교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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