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자산 원가 10만 달러 초과하면 신고 의무…세금 환급받은 부부도 벌금 폭탄
캐나다에 거주하면서 한국 등 해외에 예금이나 주식, 부동산을 보유한 한인들은 해외 자산 신고 의무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납부할 세금이 없거나 오히려 환급을 받더라도 신고서를 기한 내 제출하지 않으면 최대 2,500달러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기 때문이다.
캐나다 국세청(CRA)은 한 해 동안 원가 기준으로 총 10만 캐나다달러를 초과하는 특정 해외 자산을 보유한 납세자에게 해외소득 확인서(T1135)를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세금 납부 여부와 관계없이 적용되는 별도의 신고 의무다.
최근에는 세금을 환급받은 부부가 해외 자산 신고를 늦게 했다가 각각 2,500달러의 벌금을 부과받고, 연방법원에서도 구제받지 못한 사례가 알려져 주목받고 있다.
파이낸셜포스트에 따르면 미국에서 상업용 부동산 임대사업을 하던 남성과 해외 투자자산을 보유한 아내는 2021년도 소득세 신고를 약 8개월 늦게 제출했다.
남편은 앞선 연도의 부동산 양도차익을 수정 신고한 뒤 국세청의 처리 결과를 기다리느라 신고를 미뤘다. 당시 CRA 상담원에게 신고가 늦어지면 어떤 불이익이 있는지 문의했고, 납부할 세금이 없으면 벌금도 없을 것으로 이해했다.
부부는 2022년 12월 소득세 신고서와 T1135를 함께 제출했다. 두 사람 모두 납부할 세금이 없었고 오히려 환급을 받았다. 그러나 CRA는 이듬해 1월 T1135 제출 지연을 이유로 부부에게 각각 2,500달러의 벌금과 이자를 부과했다.
남편은 국세청의 안내가 불충분했다며 벌금 감면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이후 연방법원에 사법심사를 청구했으나 법원은 지난 7월 CRA의 감면 거부 결정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
법원은 납세자가 상담 과정에서 T1135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 세법에 대한 이해 부족이나 착오만으로 신고 의무 위반에 따른 벌금을 면제받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번 사례는 한국에 자산을 보유한 캐나다 한인들에게도 중요한 경고가 되고 있다.
T1135 신고 대상에는 한국 은행 예금과 주식, 해외 채권, 외국 기업 주식, 임대용 부동산 등이 포함된다. 캐나다 증권계좌에서 보유한 미국 주식이나 해외 상장지수펀드(ETF)도 해당할 수 있다.
반면 개인적인 용도로만 사용하는 해외 주택이나 별장, RRSP·TFSA 등 등록계좌 안의 자산은 일반적으로 제외된다.
특히 신고 기준은 현재 시가가 아니라 세법상 원가다. 해당 연도 중 신고 대상 해외 자산의 원가 합계가 한 번이라도 10만 달러를 초과했다면 신고해야 한다. 원가 합계가 25만 달러 미만이면 간이 신고 방식이 가능하다.
신고 기한은 일반적으로 개인 소득세 신고와 동일한 4월 30일이며, 자영업자와 해당 배우자는 6월 15일까지 제출할 수 있다. 기한을 넘기면 하루 25달러씩 최소 100달러에서 최대 2,500달러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특히 한국에 아파트를 보유해 임대소득을 얻거나 이민 전부터 예금과 투자자산을 유지해 온 한인들은 주의해야 한다. 캐나다 이민 당시 보유했던 자산은 원가 계산에 별도 규칙이 적용될 수 있으므로 전문가의 확인이 필요하다.
과거 신고를 누락했다면 CRA의 자진신고제도(Voluntary Disclosures Program)를 통해 벌금 감면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다.
이번 판결은 해외 자산 신고와 세금 납부가 별개의 의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
“낼 세금이 없으니 신고하지 않아도 된다”는 잘못된 판단이 수천 달러의 벌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한인 납세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뉴스/사진: 밴쿠버 교차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