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 청년의 작은 선행, 외로운 노인의 삶 바꿨다…매일 안부 전화에 병원 동행·생활비 모금까지
애리조나주에서 18살 청년이 걷기조차 힘들어하는 노인에게 자신의 신발을 벗어준 따뜻한 사연이 알려지면서 미국 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우연히 시작된 작은 친절은 아내를 잃고 홀로 살아가던 노인과 청년 사이에 특별한 인연으로 이어졌다.
NBC 방송의 아침 프로그램 '투데이(TODAY)'에 따르면 애리조나주 마리코파에 거주하는 조던 호프(Jordan Hope·18)는 최근 여자친구에게 줄 핼러윈 선물을 사러 가던 중 월그린스(Walgreens) 매장 앞에서 힘겹게 걷는 노인을 발견했다.
노인은 낡은 슬리퍼를 신고 있었고, 한 걸음씩 내딛는 것조차 불편해 보였다. 이를 본 호프는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차를 돌려 노인에게 다가간 그는 자신이 신고 있던 나이키 슬리퍼를 벗어 건넸다.
이 장면은 마침 주차장에 있던 야렐리 마드리드(Yareli Madrid·30)의 카메라에 우연히 포착됐다. 마드리드는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노인을 돕는 청년의 모습에 감동해 영상을 촬영했다고 밝혔다. 이후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공개되면서 호프의 선행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감동적인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은행 업무를 마친 뒤에도 노인이 마음에 걸렸던 호프는 다시 월그린스 매장을 찾았다. 그곳에서 사탕을 고르고 있던 노인을 발견한 그는 물건값을 대신 내주겠다고 제안했다.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던 중 호프는 가슴 아픈 사연을 듣게 됐다. 노인은 불과 2주 전 사랑하는 아내를 잃었으며, 가까이에서 돌봐줄 가족도 없이 홀로 생활하고 있었다.
노인의 사정을 알게 된 호프는 집까지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차량 호출 서비스 리프트(Lyft)를 불렀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 차량에 탑승하는 것을 도운 데 이어 운전기사에게 20달러를 건네며 노인이 먹을 음식도 구입해 달라고 부탁했다.
호프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리프트 차량을 따라 노인의 집까지 이동해 무사히 귀가했는지 확인하고 함께 시간을 보냈다.
이날 두 사람은 연락처를 교환했다. 호프는 노인의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이름을 '로이(Roy) 씨'로만 공개했다.
이후 두 사람의 관계는 일회성 선행을 넘어섰다. 호프는 매일 전화로 로이 씨의 안부를 확인하며 건강과 생활에 불편함은 없는지 살피고 있다.
최근 로이 씨가 다리 문제로 응급실을 찾았을 때도 가장 먼저 연락한 사람 중 한 명은 호프였다. 연락을 받은 호프는 직접 병원으로 달려가 노인을 집까지 데려다줬다.
호프는 로이 씨의 식료품비와 교통비 등 생활에 필요한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온라인 모금 활동도 시작했다.
그는 아내를 잃은 뒤 외롭게 지내는 로이 씨에게 단순히 물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을 넘어 언제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낡은 슬리퍼를 신고 걷던 노인에게 자신의 신발을 벗어준 18살 청년. 그날의 작은 친절은 매일 안부를 묻고 서로의 일상을 나누는 특별한 관계로 발전했다.
이번 사연은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외면하지 않는 작은 관심이 누군가에게 얼마나 큰 위로가 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뉴스/사진: 밴쿠버 교차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