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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0만 장 이상 얼굴 이미지 학습…눈 밑·콧등 분석해 사망 위험 평가, 암 치료 방식 바뀌나
얼굴 사진 한 장만으로 암 환자의 생존 가능성과 90일 이내 사망 위험을 예측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이 개발돼 의료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복잡한 검사 없이 환자의 얼굴에서 건강 상태와 생물학적 노화 징후를 분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암 치료의 새로운 보조 수단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20일 미주중앙일보와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대형 의료기관 매스제너럴 브리검(Mass General Brigham) 연구진은 암 환자의 얼굴 사진을 분석해 사망 위험을 평가하는 AI 모델 ‘FAHR-페이스(FAHR-Face)’를 개발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의학 학술지 ‘랜싯 디지털 헬스(The Lancet Digital Health)’에 발표됐다.
연구진은 4,000만 장 이상의 얼굴 이미지를 활용해 AI를 학습시킨 뒤 암 환자의 얼굴 사진 3만 4,000여 장을 분석해 생존 위험을 평가하도록 했다.
특히 ‘FAHR-페이스 서바이벌’ 모델은 얼굴에 나타나는 미세한 특징을 분석해 위험 점수를 산출한다. 연구 결과 점수가 높은 환자일수록 향후 90일 이내 사망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모델인 ‘FAHR-페이스 에이지’는 얼굴 사진을 통해 생물학적 노화와 관련된 나이를 추정하도록 설계됐다. 실제 나이와 AI가 예측한 나이 사이의 평균 절대오차는 약 5.1년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부분은 AI가 집중적으로 분석하는 얼굴 부위다. 연구진은 콧등과 눈 아래 부분이 위험도 평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암 종류와 환자의 연령, 성별, 인종이 다른 집단에서도 사망 위험을 구분하는 성능이 관찰됐다.
연구를 이끈 레이먼드 맥 방사선종양학 전문의는 얼굴 사진만으로도 환자의 신체적 회복 능력과 사망 위험에 관한 정보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기술이 의료 현장에 적용되면 의료진이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의 강도를 결정하고, 치료 효과보다 부작용이 클 가능성이 있는 환자에게 불필요한 과잉 치료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AI가 환자의 남은 수명을 정확히 예언하는 기술로 받아들여져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영국 서리대학교 미로스와프 보버 교수는 네덜란드 암 환자 약 5,000명을 대상으로 별도 검증이 이뤄진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AI가 기존 의료진이 발견하지 못한 새로운 생물학적 정보를 실제로 포착하는지는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의료계는 이번 기술이 향후 암 환자의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보조 도구로 활용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다만 얼굴 분석 결과만으로 치료 중단이나 생존 기간을 판단할 수는 없으며, 실제 임상 적용을 위해서는 추가 연구와 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뉴스/사진: 밴쿠버 교차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