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대기시간에 의료서비스 이용 포기 속출…
국민 84% 의료제도 개혁 요구, 61% 민간의료 확대 찬성
캐나다 국민 2명 중 1명이 긴 진료 대기시간 때문에 병원 방문을 포기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상 공공의료를 자랑해 온 캐나다 의료체계에 대한 국민 불만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지적이다.
29일 시티뉴스(CityNews)와 캐나다 통신(CP)에 따르면 여론조사기관 레제(Léger)가 전국 성인 1,5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50%가 긴 대기시간 때문에 병원이나 의사 방문을 포기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여성과 55세 이상 고령층에서 진료를 포기한 비율이 높았으며, 퀘벡주에서는 응답자의 56%가 같은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공공의료에 대한 불만은 민간의료 이용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응답자의 27%는 긴 대기시간을 피하기 위해 개인 비용을 지불하고 민간의료기관을 이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퀘벡에서는 이 비율이 46%에 달했다.
민간의료 확대에 대한 찬성 여론도 높았다. 전체 응답자의 61%는 공공의료기관에서 제때 치료받기 어려울 경우 본인 부담이나 민간보험을 통해 민간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답했다. 반대 의견은 25%였다.
의료제도 개혁의 필요성에는 압도적인 공감대가 형성됐다. 응답자의 84%가 의료체계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58%는 대대적인 개혁을 요구했다.
캐나다의 의료 접근성 문제는 오래전부터 지적돼 왔다. 캐나다의사협회(CMA)에 따르면 성인 약 6명 중 1명은 정기적으로 진료받을 의료서비스 제공자가 없는 실정이다.
이번 조사는 몬트리올경제연구소(MEI) 등 3개 단체의 의뢰로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다만 진료 포기 시점이나 실제 건강 피해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의료계에서는 민간의료 확대가 대기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주장과 의료 인력 유출 및 의료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맞서고 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캐나다 공공의료체계의 접근성 개선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임을 보여준다. <뉴스/사진: 밴쿠버 교차로>
사진: unsplash@Navy Medicine